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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에 부과되는 품목 관세가 25%로 유지되고 있다. 한미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합의됐음에도 적용 시점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11일 자동차 업계 등에 따르면 대미 수출 시 자동차 품목 관세가 25%로 유지되고 있다.
한미 양국은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동차 품목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데에 합의했다. 그러나 한미 관세·안보 협상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 시트’ 발표가 늦어지면서 관세 인하도 늦어지고 있다.
당시 김용범 정책실장은 “양국 간 세부 합의 내용은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며 “팩트 시트는 안보와 합쳐 2~3일 가량 걸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팩트 시트가 2주 가까이 공개돼지 않으며 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 품목 관세는 국내 자동차 수출 기업들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2% 감소했다. 기아 또한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9.2% 감소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실적이 급락에는 관세 비용 영향이 컸다. 현대자동차와 3분기 관세 비용은 1조8212억 원이었으며 기아의 관세 비용은 1조2340억 원이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미국의 한국산 자동차 관세율이 연간 25%로 유지될 경우 현대차·기아의 연간 손실 규모가 8조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율이 15%로 인하될 경우 손실이 5조3000억 원 수준으로 내려간다. 관세 인하 적용 여부에 따라 3조1000억 원의 손해가 발생하는 셈이다.
여기에 일본과 EU가 협상을 통해 품목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데에 성공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미국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과 점유율 등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공급망이 복잡하게 연결된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자동차 수출 기업이 손해를 보면 자동차 부품 기업들도 연쇄적으로 손해를 보게 된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자동차 품목 관세를 주요 경쟁국과 같은 수준으로 맞추는 데에 성공하면서 자동차 업계도 부담을 덜 수 있게 됐지만 관세 인하가 늦어진다면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4일 국무회의에서 “자동차 관세의 경우 법안이 제출되는 달의 1일로 소급 발효되도록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의 말대로라면 한미 정상회담 이후 2일 만에 관세 인하가 적용된다. 그러나 팩트 시트 발표가 늦어지면서 소급 적용이 11월1일부터 적용될지도 불확실한 상태다.
현대차 관계자는 “관세가 인하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전달받지 못한 상태다”며 “협상에 참여하지 않았다 보니 관세에 대해 더 말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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