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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호 태풍 갈매기가 물폭탄을 뿌려 필리핀 중부 지역을 침수시켰다.
로이터 통신은 5일(현지 시간) 태풍 갈매기가 필리핀 중부 지역을 휩쓸고 지나가 인구 밀집 지역인 세부 섬을 비롯해 광범위한 지역을 침수시켰다고 보도했다. 태풍 갈매기는 올해 20번째로 필리핀을 강타한 태풍으로 시속 120km의 중심풍속과 최대 시속 165km의 돌풍을 동반한다. 현재 베트남을 향해 이동 중이며 남중국해에서 세력을 회복한 후 금요일쯤 상륙할 것으로 예상돼 베트남 정부도 대응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태풍 갈매기로 인해 최소 58명이 사망했고 13명이 실종됐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세부에서 발생했으며 익사로 사망했다. 홍수는 정전 피해를 초래했고 작은 건물들을 휩쓸어갔다. 건물이 있던 곳엔 두꺼운 진흙층을 남겼다. 태풍으로 만들어진 진흙탕물의 급류는 산비탈에서 마을과 도시로 쏟아지며 피해를 키웠다.
세부시 구조대원은 무릎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거나 보트를 이용해 고립된 주민들에게 접근했다. 홍수가 물러나자 파괴된 가옥과 전복된 차량, 널려있는 잔해 등 참혹한 피해 현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태풍이 몰아치는 동안 건물의 상층부로 피신해 목숨을 건진 세부 주민 돈 델 로사리오는 “28년 동안 이곳에 살았지만 이번이 단연코 최악의 경험이다”라고 전했다.
세부 주지사 파멜라 바리쿠아트로는 “세부의 상황은 정말 전례가 없다”며 화요일 저녁(현지 시간) 세부 지역에 재난 상태를 선포했다. 바리쿠아트로는 “강풍이 위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물이 주민들을 가장 위협하고 있다. 홍수가 정말 참혹하다”고 밝혔다. 세부 주정부 정보담당관 앤젤리즈 오롱은 “하루 전까지만 해도 사망자는 3명으로 보고됐으나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피해 상황이 본격적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인명 피해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세부 남쪽 민다나오 섬 아구센델수르 주에서 구호 활동을 하던 군용 헬리콥터가 추락해 탑승자 6명이 사망했다. 필리핀 공군은 “헬리콥터의 교신이 끊기자 즉시 헬리콥터 수색 및 구조 작전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조종사와 승무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6구를 수습했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필리핀 중부인 비사야스 지역 전역과 필리핀 남부와 북부 일부 지역에서 20만 명 이상이 대피했다. 필리핀 재난대응청 라파엘리토 알레한드로 부청장은 “총 40만 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태풍의 이동 경로에서 대피했다”고 전달했다.
필리핀은 매년 평균 20개의 태풍이 상륙하거나 영향을 받는다. 올해 9월 초강력 태풍 라가사와 부알로이는 수십 명의 사망자를 내고 기반 시설과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학교와 관공서도 일시 폐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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