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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9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폭풍 개혁’ ‘전광석화 드라이브’를 내세운 정 대표는 검찰·사법·언론 3대 개혁을 신속히 추진하며 이재명 정부 첫 여당의 개혁 동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 추진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엇박자와 당내 갈등설이 불거지며 여당 지도부로서 조율 능력과 정치적 균형감이 과제로 남았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정 대표는 이날 관례적 기자회견 대신 경기 용인시의 유기견 보호소 ‘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을 찾았다. 그는 “오늘이 취임 100일이지만 99일이든 101일이든 큰 의미는 없다”며 “말보다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관례국가가 아니다.
법치국가답게 필요할 때, 적절한 시점에 국민 앞에 나서면 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동물보호 활동을 함께하며 “동물도 생명이고 인간 역시 동물의 한 종이라면 더불어 사는 공동체에 동물도 함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말 못하는 생명을 구하고 사랑하는 분들과 마음을 나누겠다”며 정치 행보 대신 ‘현장 소통’으로 취임 100일을 대신했다.
여권에 따르면 정 대표의 최대 업적은 ‘검찰청 폐지’이다. 그는 8·2 전당대회에서 “추석 귀경길에 검찰청 해체 뉴스를 들을 수 있게 하겠다”고 공언했고, 두 달 만에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검찰청 폐지를 관철시켰다. 이에 따라 내년 10월부로 78년 역사의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사법 개혁 분야에서는 대법관 증원·재판소원제 도입·법관 평가제 등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으며, 언론 개혁 측면에서는 방송3법을 통과시켜 언론 권력 분산을 이뤘다. 또한 허위조작 보도에 최대 5배의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도 발의해 언론책임 강화에 나섰다. 경제 입법에서도 상법 2차 개정안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개혁 입법 정당’의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 정 대표가 약속한 개혁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며 여당의 존재감을 높였다”고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과의 미묘한 온도차는 여전히 여권 내 긴장 요인이다. 정 대표가 주도한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추진을 대통령실이 “정쟁을 키우지 말라”며 제동을 걸면서 양측의 균열이 노출됐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여당이 사법 개혁에서 재판중지법을 제외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견제했다. 또한 부산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최근 친명(친이재명)계 인사 유동철 위원장이 컷오프되면서 당내 ‘명청 갈등설’이 재점화됐다. 유 위원장은 “정 대표가 약속한 완전경선을 뒤집었다”며 반발했지만, 당은 “절차에 따라 진행된 공정한 결정”이라고 일축했다.
이 같은 파열음에 정 대표 측은 “지금은 대통령의 시간”이라며 일단 자세를 낮추고 있다. 정 대표가 국정을 뒷받침하고 민생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100일 기자간담회도 생략한 것도 이같은 추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8월 당선 직후 “검찰·언론·사법 개혁을 폭풍처럼 몰아치겠다”며 강경한 개혁 노선을 선언했다. 이는 당심(黨心)을 단단히 결집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대통령실의 협치 기조와는 간혹 충돌을 빚었다.
특히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 순직 해병 특검 등 3대 특검의 연장 추진 과정에서도 대통령실과 조율 부족이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정 대표의 추진력이 대통령실의 정책 스케줄과 어긋나면서 당정 조율이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대표는 당내에서도 ‘당 대포’로 불리며 야당에 대한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취임 직후 “악수는 사람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과의 거리두기를 천명했지만, 이후 이재명 대통령의 중재로 여야 오찬회동 자리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악수를 나누며 갈등을 봉합하기도 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4~6일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0%로, 8월 둘째 주(41%)와 큰 차이가 없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대선 직후 46%를 기록했던 지지율이 보합세를 보이면서 “개혁 성과는 있으나 외연 확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내에서는 “강성 지지층의 결속보다 중도층 공략이 시급하다”며 “정 대표의 직설적 화법과 강경 리더십이 중도층에 피로감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6월 지방선거는 정 대표의 리더십을 시험할 최대 분수령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당의 압승이 이뤄질 경우 그는 ‘차기 권력’으로 부상하겠지만, 패배할 경우 임기 중도 퇴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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